여덟번째 장면_집 없는 아이_공원pt2

아이 : 레이디즈 앤 젠틀맨. 소개합니다.

             super KOREAN. He’s came from Ban! Ji! Ha!

 

공원의 라디오 소리 계속 들려온다.

아이가 기타를 들고 벤치 위에 선다.

아이 주변에는 아무도 없다. 차가운 공기가 아이를 감싼다.

아이가 쭈뼛쭈뼛 하더니 무겁게 입을 연다.

아이 : 안녕하세요. 저희 집에 오신 걸 정말 환영합니다. 저희 집 정말 넓죠. 다들 여기가 공원이야?

아니면 누가 살아? 헷갈려 하시는 거 같은데, 여기 저희 집이에요.

(사이)

제가 왜 집이라고 하는 지 모르시겠죠. 제가 왜 여기에 계속 오는 지 모르시겠죠. 여러분 뒤로 돌아서 보시면,

푸르게 서 있는 소나무 대나무 보이시죠. 옆에도 보시면, 잎은 다 떨어졌는데 굵은 나무도 있고 얇은

나무도 있어요. 그 사이로 가만히 들여다보시면 누가 지켜보고 있는 게 보일 거에요. (사이) 보여요?

잘 보시면, 나무 사이로 키 큰 하얀 아파트들 하고 주황색 벽돌 옷을 입은 다 똑같이 생긴 쌍둥이 빌라들,

나이 먹은 키 작은 주택들이 있어요. 그리고 지금 잘 보이진 않는데, 땅 밑에서 빼꼼히 고개 내밀고 있는

반지하도 있어요. 이자식이 특히 저를 꼬시듯이 계속 쳐다봐요. (사이) 제가 저 친구들한테 계속 밀려나서

여기 있는 거에요. 물론 제 욕심?도 있었던 거 같기도 하고. 그냥 뭔가가 계속 저를 밀치는 거에요.

그런 느낌을 받았어요. 시간이 지날수록 짜증도 나고 힘도 빠지고 자신도 없어지고. 다 내 탓인 것 같고.

근데 여기는 진짜 편안하거든요. 좀 춥긴하지만. (사이) 저 이제 못하겠어요. 그냥. 진짜 딱 한번만 더 찾아보고 아무 집이나 들어갈래요. 반지하도 좋아요. 그냥 몸 편히 마음 편히 눕고 싶어요. 여기 추워요. 진짜 추워요.

저 추운 거 진짜 싫어해요. 여러분들도 혹시 좋은 집 보시거나 알고 계시면 여기 지나가시면서 꼭 한번

말씀해주세요. 꼭이요.

 

아이, 노래한다.

 

소주 한 잔이 너무 하고픈데, 나는 또 집으로 가야하지.

아아 내 집은 어디있지. 나를 기다리고 있는 내 친구.

친구 얼굴 보고파서 땅 위에 서고 싶어.

화초를 죽이기 싫어 땅 위에 서고 싶어.

햇빛이 내리 쬐는 것을 보고 싶어 이 땅에 서고 싶어.

 

산 위에 올라서면 보이는 건 오직 하나.

산 위에 올라서서 산 밑을 내려보자.

산 위에 올라서서 산 밑을 내려보자.

야호 야호 내 집은 어디있나.

야호 야호 내 집 저기있다.